청계천에서 한가로운 저녁산책 2025년 2월 25일(화)

 하루의 끝자락, 바쁜 일상을 마무리하고 한가로운 저녁산책을 위해 청계천으로 향했다. 서울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이 도심 속 쉼터는 언제 와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다. 낮에는 활기찬 분위기가 감돌지만, 해가 지고 나면 은은한 조명과 함께 한결 차분한 분위기가 흐른다. 바쁜 도시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오늘 하루도 조용히 정리해보려 한다.

 

 청계천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물 흐르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차가운 공기와 함께 부드러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고, 가로등이 비추는 청계천의 물결이 반짝였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연인들은 손을 꼭 잡고 천천히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운동복을 입은 이들은 빠른 걸음으로 조깅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처럼 하루를 마무리하며 산책하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작은 돌다리를 건너보기도 하고, 물가에 앉아 멍하니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다. 하루 동안 바쁘게 돌아갔던 머릿속이 차분히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청계천에는 곳곳에 벤치가 있어 잠시 앉아 쉴 수도 있었다. 나도 한 벤치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조명 아래에서 반짝이는 물결, 오밀조밀 모여 있는 작은 물고기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서울의 야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걷다 보니 한강으로 이어지는 방향의 길도 보였다. 청계천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점점 더 한적한 분위기가 감돌고, 조금씩 복잡한 도시의 소음이 잦아들면서 평온한 느낌이 더해진다. 길 옆으로 흐드러지게 핀 계절꽃들도 눈에 들어왔다. 봄에는 벚꽃이, 여름에는 초록빛 나뭇잎이, 가을에는 단풍이, 겨울에는 눈 덮인 풍경이 이 길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든다.

 

 

 조용한 곳을 찾고 싶어 조금 더 걸어가니, 사람들이 적은 곳이 나왔다. 주변 건물들의 불빛이 물 위로 반사되며 반짝이는 모습이 참 예뻤다. 작은 폭포 앞에서 서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잠시 눈을 감았다. 이 순간만큼은 복잡한 생각도 사라지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청계천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복잡한 도시 속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벼워지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기분이 든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잠시라도 쉬고 싶다면, 이곳에서 여유로운 저녁을 보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마지막으로 청계천의 물길을 다시 한 번 바라보며 오늘의 산책을 마무리했다. 다음에는 또 다른 계절의 청계천을 느끼러 와야겠다고 다짐하며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