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일상에 치여 항상 손에 책을 들고있지는 못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것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이번에 재무회계라는 과목을 통해 읽어야지
하며 미루던 <상도>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상도>는 조선 최고의 무역 왕이자 최고의 거부였던
의주상인 임상옥의 이야기이다. 빠른 시간 안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밌게 쓰여진 책이었다.
그리고 내친김에 '거상 임상옥의 상도경영'이라는 책까지 빌려 읽고 있다.
기업이란 결국 이윤 극대화를 위해 거래를 하는 집단이다. 이윤극대화 달성을 위한 과정보다는
목적에 치우친 대부분의 다른 책들과는 다른 '상업이 결국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하는 철학과 경영의 원리가 들어있는 책이었다.
거상 임상옥(이미지)
<상도>는 지금으로부터 200여년 전 실재했던 의주 상인 임상옥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에도 존경할만한 경제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그의 사상과 행동을
기본 삼아 오늘날의 경영·경제 철학을 논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인 것이다.
임상옥은 한 의주 상인(商人)의 아들로 태어났다. 당시 의주는 중국과의 인삼무역이 성행했다.
평소 아버지를 따라 중국과의 무역에 참여하며, 중국어를 능통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천민의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읽고 쓸 줄 알았다. 이런 언어능력은 임상옥이 상업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기반이 되었다. 언어능력을 통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 왜 한국사회에서 영어,
중국어, 일어등의 언어능력을 취업의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여기는지를 다시한번 확인할수 있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그간의 빚을 갚기 위해 한 상점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상업의 길을
걷게 되는데 후에 동양을 거머쥐는 거상(巨商)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런 저런 고생을 거쳐 누구도
럽지 않을 만큼 부를 얻게 되지만 죽기 전에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며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이라는 유언
을 남긴 사람이다. 책을 읽다보면 주인공 임상옥은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러고 보면 사회적으로 한 가지에 성공하려면 운도 따라야 하는 듯 싶다. 우선 똑똑한 아비를 만나
어릴 적에 공부를 많이 했다. 당시 상인들이 놓치기 쉬운 글을 깨우쳤던 것이다. 게다가 입산하여
절에서 공부하면서 인생의 스승인 석숭 스님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주인공 임상옥의 인생을
예언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석숭 스님은 임상옥에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세 가지 단계의 큰 난관을
헤져나가는 화두를 알려준다. 소설은 이 세 가지 난관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임상옥에게 일어나
고 또 어떻게 극복해 가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인생의 기나긴 세월동안 임상옥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 그때마다 이 세 가지 키를 풀어가면서 임상옥의 상도는 형성된다.
이 책에는 두고두고 곱씹어 볼만한 ‘상업’에 관한 명언은 물론, 인생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넌지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다’ - 임상옥의
아버지가 한 말이며, 임상옥은 쌓아온 인물들을 통해 3번 겪게되는 큰 위험에 휩싸이기도 했고, 위
험을 회피하여 크게 성공할 수도 있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신념에 따라 행동한 것은 널리 볼 줄 아
는 장기적인 안목이 있었고, 위험을 회피할 수 있었던 그의 경영자로서의 그릇을 엿볼 수 있다. 그
리고 ‘옳은 일을 위해서는 과감히 이익을 버려라’ - 이 말 때문에 임상옥은 중국에서 한 처녀의 생명
을 구해주고 홀로 조선으로 돌아와 상계에서 파문 당한다. 천하의 임상옥이라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임상옥은 이 일을 계기로 나중에 엄청난 이익을 보게된다.
'사는 즉시 팔아야한다는 의미로 '한푼에 사서 한푼에 팔아라' '한꺼번에 사서 낱개로 팔아라'
라는 말은, 염가로 대량을 구입하여 이윤을 붙이지 말라는 의미로 중국에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상도'다.
임상옥의 인생의 스승인 석숭 스님은 임상옥이 하산하여 상도의 길을 걷기 전에 다음과 같은 화두
를 세 가지 내려준다. 그것은 '죽을 사(死)'와 '솥 정(鼎)'과 '계영배(戒盈盃)'이다. 물론 이렇게만
보면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임상옥은 위험에 처할 때마다 화두를 하나씩 풀어나가며, 상도
를 형성하게 된다. 첫째는 쉽게 말해 때때로 목숨을 내 걸만큼 죽음을 각오하고 과감하게 맞서서 자
신의 의지를 펼쳐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한지에 적힌 글자 '솥 정(鼎)'에 관련된 비밀이다. 인
간의 욕망 중에는 명예욕, 지위욕, 재물욕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어쨌든 임상옥이 당대 제일의
재물 소유자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명예나 지위를 얻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했음직 한데 결
국 그 부질없는 욕심에서 벗어남으로써 두번째 고비를 넘기게 된다. '계영배(戒盈盃)'는 술잔의 이
름으로 모든 고통이 욕심, 즉 술과 여자 쾌락과 명예, 소유와 집착, 애욕과 허무로부터 비롯되며 이
것을 초월했을 때 드디어 득도하게 된다는 가르침을 담고있다. 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
死)란 '가득 채우지 말 것이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라는 의미로서 뭔가를 가득 채우려는 욕망
을 경계하라는 의미다. 마지막 위험을 헤쳐나가며 임상옥은 전무후무한 거부가 되고, 상업의 도를
이루게 된다.
계영배(사진)
마지막 위험을 헤쳐나가며, 크게 깨달은 임상옥은 물과도 같은 재물들을 사회에 환원하고, 얽혀있
던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헤치며, 유유자적하듯 경영자로서 은퇴를 결심한다. 현대사회에서 한 기업
의 경영자가 가진 재화를 자신의 품에서 물과 같이 흘려보내는 것은 드문 일이다. 영웅적인 결단이
며, 신념으로 느껴진다. 그 결단을 통해 임상옥이 느꼈을 희열을 감히 가늠할 수가 있을 것 같다. 그
러나 불연 듯 든 생각이 있다. 삼성을 세계굴지의 기업으로 만든 이건희 회장이 아직도 사업을 할
수 있을만한 나이에 은퇴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을 멋지게 바라볼 것인가? 영웅적 행동인
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삼성을 세계 제일의 기업으로 만든는 것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직원들의 위상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의 자존심을 치켜세우는 일이며,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에서는 상도를 이룬 임상옥식의 윤리경영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일이 개인적으로는 물
론 사회적으로도 영웅시 여겨야 한다. 현대는 무한경쟁시대이며 재화를 무한으로 쌓아야한다. 임상
옥은 눈앞의 이익을 버리고, 더 큰 이익을 바라보고 진정 옳은 것을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거상 임상옥의 상도경영>이라는 책에서 임상옥의 상업성공의 원인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윤리
경영에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조금은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며, 생각을 키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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